계획모델을 만들다가 재영이의 소개팅 얘기에 이어 "키스"얘기가 나왔다.
이렇게 하라고~ 다들 한가지씩 대안을 내며...
글쎄, 스무살의 설레임. 나의 첫키스
그 어떤 누군가와 했던 키스. 그 느낌...
하도 오래전 일이라 애써 -_- 생각을 해봤다.
항상 누군가와의 첫키스는 순간적으로 했던 것 같아
정확히 어떤 상황이었는지 생각이 나지 않는다.
생각보다 마음이 먼저 움직여서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는 표현이 어울릴까?
첫키스를 언제 해야겠다 어떻게 해야겠다 생각하고 해본적도 없다.
그냥 마음가는대로 그녀의 입술이 내 눈에 가득찰 정도로 클로즈업 된 순간 그냥 부딪히는거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키스가 항상 신선한 것은 아니다.
다만 안정감을 준다고나 할까?
내가 매일 느끼던 그 입술을 느낄 때 내가 좋아하는 맥주를 마시며 느끼는 안정감을 찾는다고
나는 말하고 싶다. 기분에 따라서도 기분이 약간 업 되있고 연인이 아름다워보일 때는 키스의 느낌도
평소보다는 색다른 느낌인 것 같다.
사람들은 그저 입술에 키스하는 것밖에 모르는 것 같다.
이마에 키스해주고 눈에 키스해주고 등뒤에서 목에 키스해주고....
이런 로맨틱한 키스를 잘 몰랐던 것 같다.
그것이 어떤 성적인 느낌이라기 보다는
'내가 참 너를 사랑하고 있다'거나 '온 몸에 안 이쁜 곳이 없어'라는
사랑의 극치감을 느끼게 해준다는 것을 말이다.
서양인들의 애정표현은 찐하고 에로틱한 것이 많지만
자신이 상대방을 얼마만큼 사랑하는지를 아끼지 않고
많이 보여주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 밀고당기기 없는 순수한 느낌의 사랑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누군가와의 곁눈질과 썸띵, 자연스런 대화.
그러다 자신의 추억이 담긴 이야기도 하면서 서로의 마음이 통하는 걸 느낀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그 사람과 했던 이야기가 생각나고 되새기며
그 사람의 문자도 다시 읽어보고
문자보내고 답문오길 기다리는 마음이 심하게 설레인다.
몇번의 데이트 아닌 만남을 가지며 어느 순간에
내가 이사람과 처음 만날 때 느꼇던 어색한 감정은 화성으로 사라져버리고
옆에서 옹알종알 말하고 있는 그 사람의 모습이 환각처럼 느껴진다.
코가 낮아도 속눈썹이 짧아도 그렇지 않고
내가 생각했던 이상형은 형이상학적인게 되버리고
그녀의 손이 나보다 작고 귀여우며 한손에 완전히 가려질 정도로 내 손에 맞춰져 있다는 걸 알게된다.
그리고 내 마음속에서 너무 심하게 부르짖어 그녀에게 내 마음을 강하게 전하고 싶어질 때
이성이 싸고있는 그녀와의 마지막 방벽을 무너뜨리고 키스를 하게 되는 것이다.
육체적인 접촉의 최초의 시도이며
솔직히 그 순간에 그녀의 입술을 느낀다기 보다는
어떤 남자와 여자간의 벽이 깨끗이 사라지고
사람과 사람과의 벽도 같이 사라지며
단지 입술만 부딪혔을 뿐인데도 무슨 대단한 일 한것같은 기분을 느끼는 순간이다.
그것은 바로 通(통할 통)이라는 것이다.
내가 너와 커뮤니케이션의 장벽을 깨끗이 청산하는 순간이라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위에 적은 것은 계획적일 수 없다.
만약 계획이라면 당신은 당신에게 사랑이 깃든 게 아니라 당신이 사랑을 찾는 것뿐이다.
키스를 한 이후 얼마나 아름답게 사랑을 이어가는가는 서로의 노력에 달려있다고 생각된다.
사랑은 스스로 도달한 성숙도와는 관계없이 누구나 쉽게 탐닉할 수 있는 감상이 아니다.
참된 겸손, 용기, 신념, 훈련이 없는 한 개인적인 사랑도 성공할 수 없다.
아무것도 모르는 자는 아무것도 사랑하지 못한다.
아무 일도 할 수 없는 자는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한다.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하는 자는 무가치하다.
사랑에 관한 얘기가 내 삶에 얼마나 계속 될런지는 모르겠다.
"첫키스" 오랜만에 머리속에 떠올려 봤다.
재영이가 잘 해야 할텐데..ㅋㅋ
그리고 요즘들어 커플들이 새록새록 탄생하는 것 같은데, 모두 아름다운 사랑하길 바라며~
- 200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