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울질

우주적 사고 2006. 10. 19. 04:55


20대 후반으로 접어들며 주변에서 선배나 친구들의 결혼 소식을 자주 듣게 된다.
더욱이 금술이 그렇게 좋다는 쌍춘년인 올해는 유난히 다른 어느해보다 결혼식이 많은 것 같다.

1년 만에 요술개딸기와 통화를 할 수 있었다.
약혼을 곧 하게 될 것 같고 내년 봄에는 결혼식을 올릴거란다.
개딸기의 결혼소식과 함께 다른 중학교 동창들의 소식도 덤으로 들을 수가 있었다.
누가 결혼을 했고, 누구는 벌써 애가 몇 이라는..

그런 소식을 접할 때면 왠지 마감일이 지난 레포트를 빨리 내야할 것 같은 조급함에 약간은 불안한 마음이 드는게 사실이다. 나는 시간이 말해주는 물리적인 나이도 아직 어리거니와 내가 갖는 느낌도 아이같고 이성적 사고능력, 사유하는 힘 또한 미성숙하기만 하다. 아직은 주변의 많은 조언과 배려가 필요한 때라고 스스로도 생각한다.

"결혼=안정"이란 생각이 들기 때문일까?
무엇이 부러운 것이고, 하루라도 빨리 시작한 동갑내기 누군가의 결혼생활은 나에게 무엇을 말해주는걸까?

굳이 서둘러 할 필요는 없지만 안하면 안될 것 같다고 많은 사람들이 말한다.
"솔로","미혼","혼자","쓸쓸"..... 무언가 부족한 느낌이 든다고..

나는 꿈을 꾼다.
내일의 나는 어떤 사람이고, 내 옆에는 누가 있을지....,
내가 사는 집은 어디고, 내가 끌고 다니는 차는 무엇인지....
내가 아닌 제 3자의 눈으로 나를 부러워하며 나는 꿈속에 만족하며 웃는다.

그러던 어느날 꿈에서 깨어난다.
꿈속의 나를 동경했던 사람은 내 꿈속의 누군가가 아니라 꿈속안에 남들이 보기에 실패한 나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서 부터..그리고 꿈속의 그런 내가 존재하리라는 것도 거짓명제임을 절실히 알게 되면서부터..

가끔은 지금 걷고 있는 이길이 어디로 이어졌는지 그리고 그 끝은 어디가 될런지 궁금하기도 하다.
일에는 순서가 있고 밟아야할 수순이 있다.
심한 논리적 비약, 모든 수순을 무시한 엉떵한 결과는 꿈속에서나 가능할테고,
그 결과는 모래성처럼 언제 무너질지 모르게 위태위태하다.

내일의 나. 누군가의 남자가 되어있고,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된 모습을 생각해본다.
주변 친구들의 결혼소식은 나로하여금 더욱 자주 그런 생각을 떠올리게 한다.

그러면서 지금 난 내 인생 하나와 내 베필이 될 사람의 인생을 더한 둘의 인생을 자꾸만 저울질하고 있다. 1 + 1 > 1 과연 맞는 답일까?

(1+a) + 1 > 1 + b, 열심히 살자...

ps. 아~ 쓸데없는 생각말고, 숙제나 해야지!! ==3

Posted by 백구씨쥔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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