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백구씨의 오늘! 2008. 1. 23. 01:20
많은 눈이 왔지만 눈은 내리자 마자 이내 녹아버렸다. 아니나 다를까 눈은 곧 부슬부슬 비로 바뀌었다.
추적추적 내리는 겨울비는 왠지 싸늘하지만 싸늘한 냉기마져 날려버릴 수 있게
내 몸 저~~어~~ 안쪽부터 전해지는 온기로 나를 감싸
입가에 미소를 지을 수 있게 해주는 사람이 있다는건 내겐 너무 감사한 일일까?

빈에 후드티모자, 그리고 오리털파카에 달린 모자까지 세겹이나 둘러맨 중중무장차림으로 비와 눈이 섞인 길을 뒤뚱뒤뚱 걸으며 집으로 향하며 많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어떤 양심에 털난 인간이 걷기 불편하게 왜 이런데 차를 주차해놨을까?란 불편부터 내가 했던 쓸데없이 했던 말들, 떠벌린 일들, 즐거운 일들, 가까운 나의 미래부터 먼 미래까지....  너무 많은 모자를 써서 내게 열린 시야가 오직 정면이라서 그랬을까?
길거리를 지나며 나를 보는 사람들은 어쩌면 눈사람이 뒤뚱뒤뚱 걷는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어쨋든 이슬비를 맞으며 걷다 우연히 아는 사람을 만났다.
아니, 닮은 사람일까? 그 사람이 맞나 안맞나 한참을 아래위로 훑었다.
온몸과 얼굴이 모자와 옷으로 덥여 있어 그 사람은 나를 알아보지 못했다.
"왠 녀석이 위아래로 나를 훑어볼까?" 라고 생각은 했을테지....

말을 걸어볼까 했지만 그냥 말았다.
'말을 걸어볼껄 그랬나?'

버스가 왔다. 그 사람도 버스를 탄다. 음.....아직도 그 동네 사나?
버스에서 지하철로 갈아탔는데 역시... 그 사람이 맞네.

아~~~ 이럴줄알았으면 일도 열심히 하고, 사람들한테 잘 보일껄! -_-a
젠장!!!!!!! 만나게 생겼잖아 ㅜㅜ


Posted by 백구씨쥔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