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적 사고

사회발전과 성

백구씨쥔장 2007. 4. 28. 00:03

성(性)에 대한 인식은 시대별로 다르게 받아들여지며 남성과 여성에 대한 권리의 인식도 시대의 변화에 따라 달라져왔다. 일정 기간 단위로 나누어 각 기간별 남성과 여성의 권리를 따져본다면 얼마나 많은 변화가 있었는지 쉽게 알수 있을 것이다.

나는 섹스가 어두운 곳에서 밝은 곳으로 나오는 과정에서 우리사회의 발전사를 본다.

남녀상열지사의 한국에서 남성과 여성의 개인적 만남과 남녀간 스킨쉽은 비난의 화살을 감수해야 했다.
우리의 할아버지는 물레방아간에서, 우리의 아버지는 아마 다방이란 곳에서 수줍게 인간적 성애에 충실했을테다.

다방이란 곳이 있다. 이제 서울 한복판에서 다방 간판을 보는 것 조차 힘이 드니 모르는 애들이 생겨나기 시작한다. 어쨋든 80,90년 생인 지금의 20대 친구들에게 다방은 나이든 할아버지나 별볼일 없는 백수나 들락거리는 곳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과거 장군의 아들 김두환이 한창  전성기를 구가하던 일제시대를 거쳐 1940년, 1950년 까지만 해도 다방은 소위 잘 노는 이들의 사교장으로 통했었다.

60,70년 대 앨비스,비틀즈의 음악과 함께 한국에 카페가 들어왔다.
"잘 노는" 친구들은 다방에서 카페로 하나둘 옮겨가기 시작했고 다방은 일탈을 꿈꾸는 곳에서 그늘진 곳으로 바뀌어 타락과 퇴폐, 싸구려 이미지를 갖게 된다.

나는 그것이 내일의 가능성을 품었던 상처라 말하고 싶다.

연인들은 다방에서 서로를 부둥켜 안고 진한 키스를 나눌 수 있었다.
그래서 제일 구석진 조명이 제일 어두운 그늘진 곳이 인기가 좋았다.
약간은 은밀한 애정행각에 어떤 사람은 눈살을 찌푸렸을테고, 어떤 사람은 웃음으로 부러움을 보였을지도 모르겠다.

이전의 애정행동이 아예 숨겨진 장소에서나 가능했다면 다방이란 곳을 통해 당당하게 밖으로 나온 것이다.
카페는 다방보다 조명이 많은 밝고 세련된 곳이다.
80,90년 대에 친구들은 카페에서 비슷하게 서로의 사랑을 불태웠겠지..

성이 음지에서 양지로 나오고 있다.
손가락질을 받고, 문제아라고 여겨지는 친구들이 성을 양지로 이끌어내고 있다.
어쩌면 이들이 새시대의 서막을 제일 먼저 열고 있는 셈이다.

까졌다는 것은 자신감을 부르는 자기만족일 수 있다.
그것은 금지와 폭력, 타협으로부터의 탈출이다.
지금까지와 똑같은 프로세스로 발전을 바라고 우위에 있는 수구를 깨부술 수는 없다.

문화는 창녀와 같다. 섞이고 혼합되어야만 발전하는 것이 문화다.
외국에 나가기 위해 비행기를 탄다.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을 타게되면 나오는 식단에 꼭 비빔밥이 있다.
비빔밥에 있는 고추장을 먹으면 괜시리 우리 것을 먹은 것 같고, 다른 음식보다 몸에서 더 잘 받는다고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고추는 임진왜란 때 들어왔고, 고추장이란 것이 우리 문화로 기억되는 것이 불과 300~400 년이 지나질 않는다.

생활수준을 놓고 비교했을 때, 한국처럼 폐쇄적이고 닫혀진 나라는 전 세계 어디에도 없다.
이제는 열릴 때다. 아니 능동적으로 열어야 할 때다.

그 중심에 섹스에 대한 우리의 기억이 있고, 사회 규범이 있다.
도덕성이 결여되었다고, 까졌다는 판단의 잣대가 무엇인지 고민해봐야할 때다.

하지만 모든 이들이 육체적 섹스와 함께 그에 걸맞는 정신적 이동도 같이 뒷받침하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