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구씨쥔장 2006. 10. 26. 20:23
내가 초등학교(당시, 국민학교) 다닐때 이야기다.
2학년이었던가?
그때 처음으로 친구로부터 생일 파티에 초대 받았다.
부모님이 시골분이라서 사실 생일파티라는 것을 친구에게 초대 받기전까진 몰랐었다.
조금 유치하긴 했지만 생일파티를 할땐 나름대로 남자,여자 인원수를 적당히 맞춰서 케익과 과자, 과일을 먹으며 재밌게 놀았던 것 같다. 논, 밭을 뛰어다니며 뭐가 그리 좋았는지..

그 해 나도 어머니께 생일파티를 해달라며 졸랐고,
1989년 9월 28일 처음으로 내 생일 파티를 열게 되었다.

하지만 다음해 28일 내 생일파티는 열리지 않았다.
어머니 말씀이 '엄마가 잘못 알았구나~ 네 생일 27일이네~!'라며
27일날 생일파티가 열리게된 것이다.

그 다음해 생일파티는.......................
9월 29일이 이었다.
'네 생일 29일인거 같다'며 29일날 생일파티가~..

친구들은 '너 생일이 자꾸 변하는 것 같다?'
그러면 나는 "어~ 음력은 27일이고 양력은 29일이야. 음력생일은 자꾸 변해~"라고 대답했었다.
공부 잘 하는 내가 이렇게 말하면 애들은 아주 잘 믿었었다.

하지만 정확한 내 생일이 궁금해서 주민등록등본을 떼서 확인을 하게 되었다.

9월 28일!!

그 뒤로도 가끔 어머니는 29일 날 생일 파티를 열어주려 했지만 나의 확고한 의지에 의해
28일날 생일파티는 열릴 수 있었다.

이렇게 자식에게 무관심한 부모님이 나만 있는줄 알았는데...
오늘 학교에 가서 보니 꼭 그렇지만은 않았다.

여자 아이인 지평이. 아버지에게 온 문자,
"사랑하는 아들아~ 날씨가 춥다. 옷 따뜻하게 입고 다녀라"
지평이가 "아빠 나 지평이야!!! 오빠테 보내려고 한거 아니야?"라고 답문을 보내자, 온 문자는
"사랑하는 딸아~ 날씨가 춥다. 옷 따뜻하게 입고 다녀라"
"아들"이란 단어만 "딸"로 바꿔서 그대로...

3학년인 종민이, 종민이를 찾으시며 아버님이 하시는 말은,
"4학년 이종민 학생을 찾는데요~"....
"3학년 아니에요?"
"4학년!!!"

정은이, "정윤"이란 이름으로 배달온 피자~!!
아닌줄 알고 돌려보냈다가 받는 사람 핸펀번호가 일치해서 결국 다시 받은..

ps. 다음주 수요일이면 중간고사도 완전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