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적 사고

씨알도 안먹혀..

백구씨쥔장 2006. 5. 8. 06:06

어느 정도의 상대주의는 기존의 가치체계를 파괴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굳건히 닫혀진-아주 논리적으로 무장된-사회라도 상대주의의 공격을 이겨낼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상대주의는 어떤 사태를 부수어낼 수는 있을지언정 새로운 세계를 건설하는 역량이 없습니다. 1900년 근대적 합리성이 포스트모더니즘계열에 의해서 붕괴된 후 우리는 그곳에서는 어떠한 합리성을 찾을 수 있었나요? 헤게모니, 대화의 장...무수히 많은 대안들이 나오게 되었지만 그 역시 무엇이 옳다고는 말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상대주의의 가치가 전혀 무가치하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대추리 시위 사건을 보며 내 나라 땅에서 외국 군사기지 문제로 극한의 갈등이 생겼다는 사실이 너무 안타깝습니다. 농민들이 대대로 산 땅에서 나가야 하는 것도 안타깝고, 이 나라 정부가 어쩔 수 없이 밀어 붙여야 한다는 현실도 못마땅합니다. 자주 국방을 말하지만 미국없이는 고립무원과 다를 바 없다는 한탄섞인 정부의 탄식엔 넌덜머리가 납니다.

과연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 것일까요?

비주류철학이 아무리 뛰어나다고 할지라도 비주류는 당시대에는 평가를 제대로 받지 못합니다.
오히려 정합적 관계는 부족할지라도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철학이 당시대에 좋은 평가를 받습니다. 즉, 내용의 옳고 그름 보다는 많은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 가장 합리적인 것으로 인지된다는 것입니다.

이번 사건을 보며 우린 참 어리석고 이기적이란 사실입니다.
니떡인지 내떡인지 구분못하는 우리는 어리석고 살겠다고 발버둥 치는 이웃에 무관심한 우리는 이기적입니다.

민주적 절차를 어겨가며 미련하게도 우직함을 보여준 학생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그러나 역시 씨알도 안먹혀...